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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의 하락으로 말미암은 WTI 원유선물 투자 (feat. 원유 ETF)

inki cho 2020. 4. 18. 15:51

작금의 펜데믹으로 말미암아 요동치는 현 경제상황 가운데 유난히 투자자들에게 돋보이는 몇가지 지수들이 있다. (다우존스와 S&P 500지수는 너무나도 기본적인 지수이니 차치하고) 요동치고 있는 금값과 바닥을 뚫고 지하로 내려가고 있는 WTI 원유가 그 중에서도 투자자들에게 가장 대표적으로 관심이 가는 지수가 아닐까 싶다. 금이야 공황이 다가오고 있다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로 볼 수 있고 달러화 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비교적 접근하기가 쉽다. (금 ETF를 장기간 보유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그렇다.)

 

하지만 원유는 다른 나라아 이야기라는 개념이 강하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껏 원유와 관련된 투자는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럴만한 겨를도 없었다. 캐파가 부족해 원유까지 건드리기에는 벅찬 감이 없지않아 있기도 했고, 원유의 경우 타 ETF에 비해 공부하고 알아보아야 할 게 비교적 많기에 투자를 시작할 엄두를 못냈었다.

 

'콘탱고', '근월물', '원월물' 같이 어려운 용어를 알고 있어야지만 원유 ETF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롤오버' 개념이 없으면 투자하기 쉽지 않은 것이 바로 원유지수다. 사실 나 또한 WTI 원유가 2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상황을 보며 적지 않게 놀랐다. 역사적으로 증시의 하락국면에서 원유의 가격이 20달러를 하회한 적이 없었고 중동과 러시아의 추가감산에도 상승에 대한 영향을 전혀 받지 못했다.

지금껏 원유ETF에는 접근할 생각을 못하고 그저 일일 단위로 원유가 폭락하는 상황만 받아들였었는데 어쩌면 지금쯤이 원유의 바닥이 아닐까하는 그런 생각이 또 머릿 속에 스쳤다. 원유는 어쩔 수 없이 언젠가는 사용되어 질 수 밖에 없는 원자재이고, 작금의 상황으로 인한 원유 수요의 감소는 어쩌면 굉장히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기 때문에 '담궈두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찰나에 우연찮게 'KODEX WTI 원유 선물 ETF'를 찾아보게됐고 정확하게 하방형 그래프를 그리며 떨어지고 있는 이때가 절호의 기회일 것 같은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하지만 금 값에 대한 예측이 현 경제상황에서는 맞아떨어지지 않듯이 '원유선물 ETF'도 투자자들의 바램과는 다르게 흘러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상식적으로 현재 금융시장의 회복력과 그 속도로 봐서는 경제활동이 재개 되어야 하고 그와 함께 실물경제 또한 함께 상방향 곡선을 그리며 움직여야 하며, 그에 따라 원유의 수요 증가로 인한 가격 상승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실물경제는 한 없이 하회하고 있는 반면에 금융시장은 모든 걸 호재로 받아들이며 상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니 아이러니 하고도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중동과 러시아, 멕시코의 원유 추가 감산 조치가 없다면 원유는 보합권에서 계속 움직이거나 다시금 몇차례 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현 시장에는 충분히 내포 되어있다. 물론 러시아와 미국 간의 '원유전쟁'은 지속되어왔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지속될 예정이지만 원유에 대한 수요는 없는데 추가감산 없이 계속해서 원유를 찍어내는 건 '치킨게임'과 다름없다. 어쩌면 냉전시절 어마어마한 군비경쟁에서의 치킨게임을 경험했던 미국과 소련이 이번 상황에 있어서도 서로 물러서지 않고 '함께 죽는' 선택을 할지도 모르겠다. 어느 한쪽이던 포기하지 않는 이상 원유는 계속해서 남아돌 것이고, 감산조치가 없다면 원유는 '검은 다이아몬드'에서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휴지조각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물론 석유 없이 현대를 살아간다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일이고 석유가 없다면 과연 어떤 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한 원유값에 대한 낙관적 시각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지속적인 신체로의 수분공급이 우리에게 필수적인 것처럼, 각 산업분야에서 석유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언젠간 오를 거라는 낙관적인 시각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언제나 항상 그렇듯이 과연 어디가 바닥이고 언제 오를 것인지가 가장 중대한 문제다.


금값 지수를 추종하는 금 ETF에서 어느정도의 수익을 보면서 ETF의 매력에 빠졌었다. 실물에 대한 투자를 할 수 없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원자재에 있어서, 그 지수에 대한 투자를 저렴한 보수와 비과세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번 WTI 원유 선물 ETF 또한 그런 측면에 있어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앞서 말한대로 금 값과는 조금 다르게 '롤오버' 상황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정보 습득과 공부는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사실 원유에 대한 호재가 없었고 중동 및 러시아, 멕시코의 감산여부에 대한 속 시원한 뉴스가 없었으며, 실물경제 둔화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 때문에 금번 주말 간 원유의 가격은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예측이 불가한 작금의 상황에서 섣부르게 진행하는 큰 액수의 베팅은 옳지 않다고 판단하여 700주만 매집을 완료하였고 다음주 월요일 시장 개장과 동시에 추가매수를 진행하려고 한다.

 

내 예측에 맞게 금요일 저녁, 원유는 약 8% 가량 추가 하락을 하며 19달러를 넘어서 18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런 기세라면 원유가 15달러가 되는 건 시간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은 정말 투자로 돈 벌기가 쉽지 않다.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 투자로 돈을 번다는 건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모조리 예측한다는 것이고 사실상 그런 일은 전지전능한 존재가 없다는 전제 하에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은 요즘 투자로 돈을 번다는 건 단순히 '운'이 좋았다는 이야긴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운'을 본인의 투자에 대한 감각과 분석능력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분석은 할 수 있지만 예측은 할 수 없는 것이 주식투자고 설령 본인의 예측이 맞았다고 한들, 그건 본인이 예측한대로 시장이 움직인 것이 아니라 시장은 원래 그렇게 움직일 예정이었던 것인데 본인이 그 배를 '운'좋게 타이밍에 맞춰 타게 된 것 뿐이다. 개인은 시장을 이길수 없고 예측할 수도 없다. 그저 아무런 방향을 알 수 없는 망망대해에서 우리가 타고 있는 돛단배가 예측할 수 없는 파도의 방향성을 따라 그저 흐르고 흘러갈 뿐인 것과 다름이 없다. 내가 운이 좋다면 올바른 파도를 만나 육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고,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바다의 중심으로 더 깊숙히 들어갈 수도 있다.

 

이번 '원유 WTI 선물 ETF' 투자는 모조리 '운'에 맡긴 투자였다. 석유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는 만큼 언젠가 경기가 회복되면 원유 값도 제자리를 되찾을 것이고, 그 전까지 적립식 투자를 진행해서 추후 회복되는 시기가 도래했을 때, 나쁘지 않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시장은 우리의 힘으로 예측할 수 없는, 우리보다 더 뛰어난 한 수 위의 존재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자만과 오만으로 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는 헛된 '자신감'을 갖는 순간 투자는 그 어느때보다 더 심각한 나락으로 빠져들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