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배당주 투자로 수익의 파이프라인 만들기

미국 배당주 라이프 포트폴리오 작성기

알아야 하는 필수 경제상식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불황을 읽는 시그널이 될 수 있을까?

inki cho 2020. 5. 17. 16:35

주식투자를 하는 데에 있어서 소위 '타이밍'을 잘 잡는다는 건 매우 중요한 요소임이 분명하다. 증시가 바닥에 도달하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어야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음에는 여지가 없다.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다. 시장은 항상 시장 참여자의 뒤통수를 치고 골려먹는 재미로 살아간다. 시장은 항상 우리들이 가지지 못한 정보를 선반영하거나 후반영하여, 시장 참여자들이 본인을 예측할 수 없게끔 상황을 이끌고 운영해나간다.

 

그렇다면 완벽하게는 아니라도 증시가 바닥을 보일 시점을 예측하거나, 경제의 호황이 끝날 시점 혹은 경제의 호황이 시작될 지점을 rough 하게나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내 개인적으로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시점이 경제의 호황과 불황을 비슷하게나마 예측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고 생각한다. 통계적으로도 그래왔고 이론적으로도 이 사실이 적용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금리'는 현재 경제상황을 확인하고 대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일컬어진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은 모두 경제위기로 이어졌고 이는 단순한 통계학적 사실일 뿐만 아니라 금리인상으로 인한 일련의 프로세스들을 가만히 쫓아가다보면 이론적으로도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당연한 수순이다. 특히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을 가만히 잘 들여다보면 정확한 시기는 예측하지 못하더라도 대충 어느시점에 경제위기가 도래할지는 파악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돈을 빌리는 기간이 길수록 금리가 높은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예를 들어, 똑같이 1억원을 빌려줄 때 10년을 빌려줄 경우, 1년을 빌려줄 경우보다 은행은 온갖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1년 만기 국채의 금리보다 10년 만기 국채의 금리가 더 높다. 이건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가끔씩 예외적으로 장기 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날 때가 있다.

과연 이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단기금리는 현재 당장의 경제 여건과 상황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당장 자동차를 구입하려고 하거나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 단기 자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 반면, 장기금리는 먼 미래의 경제의 성장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 만약 지금 당장은 경기가 좋지만, 앞으로 그 호황이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제 주체들이 늘어난다면 단기 자금 수요가 많아지면서 단기금리가 장기금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하고, 장기금리는 상대적으로 하락한다. 이 때문에 경제가 호황의 끝으로 다다를 수록 장기금리와 단기금리가 점점 서로 가까워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즉,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경제 주체들이 앞으로 미래의 경제에 대해서 얼마나 비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시그널이 바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인 것이다. 실제로 장기금리와 단기금리가 역전되거나 그 차이가 좁아진 이후 통상적으로 6~18개월 뒤에 심각한 경기침체가 찾아온 경우가 매우 많았다.

 

FRED에서 제공한 아래의 표를 보면 상기의 내용을 확실하게 통계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1988~2020까지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2년 만기 국채 금리 차

상기 그래프는 연준이 제공하는 경제 통계 사이트 'FRED'에서 제공하는 그래프로 10년 만기 국채 금리에서 2년 만기 국채 금리를 뺀 수치를 나타낸다. 즉, 하방 검은선 (0%)를 기준으로 그래프가 그 아래로 떨어지면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고 그래프 상단 부에서 하방향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 장기금리와 단기금리의 차이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프 내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역사적으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이후 항상 큰 경제위기들이 도래했었다. 1989년 장단기 금리가 역전 된 이후, 일본 주가버블이 붕괴되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되었고 각 국에서 '동산 버블 붕괴'가 일어났다. 2000년대 초에도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일어났으며, 이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닷컴버블 붕괴'로 이어져 미국 주가지수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했었다. 또한 2006년 또 다시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일어났고 이는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곧바로 이어졌다. 

 

2014년 이후, 미국은 전에 없던 경기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상기 그래프를 보면 2019년 0%에 다다를 만큼 장기금리와 단기금리의 차이가 좁아졌다. 이 말은 경제주체들이 체감하는 미국 경제의 호황이 그 끝에 다다르고 있음을 나타낸다. 2020년 역사에 길이남을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을 그 누가 예측할 수 있었겠냐만, 신기하게도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과 기가 막히게 맞물려 현재의 우리는 예상치 못한 불황을 경험하고 있다.

2015년부터 이어진 경제호황은 2019년 끝이 났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지표도 이렇게 말한다. 그렇다면 과연 경제위기는 언제 도래할 것인가?

물론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으로 말미암은 일련의 통계학적 사실들이 곧장 위기나 불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역전된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 경기불황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시그널을 전반적인 시점을 확인하는 지표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 정확한 타이밍을 잡는다기 보다는 현재 대부분의 경제주체가 고려하고 있는 앞으로의 경제상황이 어떤지를 이 그래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계속 가까워졌던 장단기 금리 차이가 다시 멀어지는 시점에 주목해야한다. 그때가 통상적으로 경제위기가 도래하는 시기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증권투자사가 제공하는 인사이트나 은행, 연준 등이 제공하는 정보들은 사실 '노이즈'나 다름이 없다. 이들의 정보와 인사이트는 정치를 더불어 수많은 환경적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기에 신뢰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장단기 금리'는 그렇지 않다. '장단기 금리'는 수많은 경제주체와 시장 참여자들의 생각이 모이고 모여 집단지성으로 반영된 것이다. 그렇기에 수요와 공급, 미래에 대한 예측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만큼 우리들은 다른 지표들보다는 '장단기 금리'에 초점을 맞춰 앞으로의 현상을 예측해야 한다. 

 

 

* '2020 부의 지각변동 - 박종훈' 책을 인용 및 참고하였습니다.